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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티비종합뉴스] "기자수첩" 민생예산 앞에서 멈춰 선 경기도정, 이제는 숫자로 답해야 한다

기사입력 2026.10.0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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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의회 여야가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었다.

    표현은 달랐지만 두 기자회견이 향한 곳은 같았다. 경기도 집행부를 향해 민생예산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요구였다.

    국민의힘은 의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을 강조하며 집행부의 태도를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초 요구했던 민생예산 복원 규모를 상당 부분 낮췄음에도 집행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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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혜영 본부장- 

    정치권의 언어로 보면 양측의 주장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질문은 복잡하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예산은 결국 살아나는가.” 이번 논란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숫자 뒤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추경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숫자의 싸움처럼 보인다.

    400억 원을 요구했다가 200억 원으로 조정했다는 주장, 재정 여건상 추가적인 수용이 어렵다는 집행부의 입장, 예산심의권을 둘러싼 의회의 반발.

    하지만 예산서에 적힌 숫자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집 교사 처우 개선과 소상공인 지원, 여성청소년 지원, 교통약자 이동지원, 출산가정 지원 등은 결국 누군가의 일상과 연결된다.

    정치권에서는 200억 원이 전체 경기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지원을 기다리는 당사자에게는 그 금액의 크기가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민생예산 논쟁에서는 ‘얼마를 줄이느냐’만큼이나 ‘무엇을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사업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일괄적으로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도 답이 될 수 없다.

    결국 사업 하나하나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

    집행부는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경기도 집행부가 재정 여건을 이유로 예산 복원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지방정부의 재정은 한정돼 있고, 한번 편성된 예산은 지속적인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설명이다.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만 반복해서는 도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어떤 세입 감소가 있었는지, 가용재원이 얼마나 되는지, 해당 사업을 복원할 경우 다른 어떤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올해가 아니라 내년까지 고려했을 때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의회가 복원 요구액을 줄였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집행부가 200억 원도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왜 어려운지 숫자로 답해야 한다.

    반대로 일부 사업은 충분히 복원이 가능하다면 그 역시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도민이 원하는 것은 ‘된다’ 또는 ‘안 된다’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왜 되는지, 왜 안 되는지에 대한 근거다.

    의회도 ‘민생’이라는 단어 뒤에 숨을 수 없다 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민생과 관련된 사업이라면 예산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민생이라는 이름만으로 우선순위를 인정받을 수는 없다.

    사업의 필요성이 얼마나 큰지, 실제 수혜자는 누구인지, 예산을 투입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추가경정예산이라면 더욱 엄격해야 한다.

    당장 집행할 필요가 있는 사업인지, 올해 안에 실제 집행이 가능한지, 기존 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의회의 역할은 집행부 예산을 그대로 승인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집행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산을 활용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예산심의권은 정치적 힘을 보여주기 위한 권한이 아니라 도민의 세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의 진짜 시험대는 ‘우선순위’다

    어쩌면 이번 논란은 경기도의 재정 상황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기도가 생각하는 민생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의회가 복원을 요구하는 사업 가운데 정말 시급한 사업이 무엇인지, 조정 가능한 사업은 무엇인지, 이번 추경에서 어렵다면 내년도 본예산에서 검토할 사업은 무엇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집행부가 모든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역제안을 하면 된다.

    “이 사업은 복원하겠다.” “이 사업은 규모를 조정하자.” “이 사업은 올해는 어렵지만 내년도 본예산에서 검토하겠다.”

    이렇게 사업별로 답을 내놓는 것이 협상이다.

    무조건적인 수용과 무조건적인 거부 사이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다.

    그 선택지를 찾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경기도 지사에게 필요한 것은 ‘결단’보다 ‘조정 능력’이다

    이번 사안에서 경기도지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집행부의 예산안은 결국 도정의 방향을 보여주는 청사진이다.

    동시에 도의회와 협의를 거쳐야 실제 예산으로 확정될 수 있다.

    따라서 도지사가 재정 원칙을 지키는 것과 의회와 협상하는 것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것이 도지사의 정치적 능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이겼는지를 가르는 정치적 승부가 아니다.

    도민에게 필요한 사업을 최대한 살리면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드는 일이다.

    만약 의회가 요구 규모를 조정했다면 집행부도 그 변화에 맞춰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집행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업이 있다면 그 이유를 의회에 공개적으로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협상에서 먼저 움직이는 것이 반드시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책임 있는 행정이라면 필요할 때 먼저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더 늦어지면 ‘예산 갈등’이 ‘민생 피해’가 된다

    예산 협상은 말싸움과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실제 사업 집행에 영향을 미친다.

    의회와 집행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는 동안에도 예산을 기다리는 사업은 멈춰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기자회견의 숫자를 더 늘리는 것보다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숫자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경기도는 가용재원과 사업별 소요액을 공개하고, 의회는 복원을 요구하는 사업의 우선순위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양측이 그 자료를 놓고 협상해야 한다.

    도민이 보고 싶은 것은 서로를 비판하는 성명이 아니다.

    어떤 사업을 살리고, 어떤 사업을 조정했는지를 담은 결과표다.

    이번 사안을 집행부의 문제로만 볼 수도 없고, 의회의 문제로만 볼 수도 없다.

    집행부에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책임이 있다.

    의회에는 그 예산을 심사하고 견제하는 책임이 있다.

    두 기관이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 역할의 충돌이 도민의 피해로 이어질 때다.

    정치적 논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논쟁의 끝에는 반드시 결론이 있어야 한다.

    누구의 주장이 더 강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사업이 살아났고, 어떤 사업이 조정됐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추경은 경기도정과 경기도의회 모두에게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집행부는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민생에 필요한 부분을 얼마나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의회 역시 민생이라는 명분만 앞세우지 않고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써야 하는지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

    결국 도민이 원하는 것은 승패가 아니다.

    정치권이 싸우더라도 내 삶에 필요한 행정은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이번 추경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가장 현실적인 요구일 것이다.

    이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답할 차례다.

    기자회견은 이미 충분했다.

    다음에 나와야 할 것은 서로를 향한 비판문이 아니라 사업별 우선순위와 재원 대책이 담긴 협상안이다.

    도민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마지막까지 버티느냐가 아니다.

    누가 책임 있게 타협안을 만들어내느냐다.

    이번 추경에서 정치권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다.

    예산은 숫자로 끝나지만, 그 숫자의 결과는 결국 사람의 삶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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