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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티비종합뉴스] "기자수첩" 안성시민의 물음에 경기도는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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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경기티비종합뉴스] "기자수첩" 안성시민의 물음에 경기도는 답해야 한다

-반도체 방류수, 행정지도를 넘어 실효적 관리로-

반도체 산업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핵심 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국가 경제와 지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산업의 성장이라는 명분이 지역 주민의 환경 불안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생산시설의 경쟁력뿐 아니라 방류수의 안전성과 환경 관리에 대한 신뢰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최근 반도체 공장 방류수에 포함된 염소이온과 황산이온, 과불화화합물(PFAS) 등 미량오염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성시와 이천시, 용인시, 평택시의 수질 관리 문제가 지역사회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발생할 방류수가 안성 고삼저수지 등 주변 수계에 미칠 영향은 농업용수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시민들에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안성시민들이 제기하는 민원과 우려에 행정이 답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물은 행정구역의 경계에 따라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반도체 사업장에서 배출된 방류수는 하천과 저수지의 수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 영향은 기업이 자리한 지역을 넘어 인근 지역 주민의 생활과 농업환경에까지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수질 문제를 특정 기업이나 한 지방자치단체만의 과제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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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지난 7월과 8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정수 재이용률을 높이고 폐수 방류량을 줄이도록 권고한 데 이어, 10월 28일 세 번째 행정지도 공문을 발송해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에 대한 자체 관리기준 설정 및 저감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방류수의 양을 줄이는 데서 나아가 수질 자체를 관리하도록 대응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번 행정지도의 배경에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조사 결과가 있다. 연구원이 이천 SK하이닉스 방류수가 유입되는 죽당천을 조사한 결과, 방류구 하류 0.4㎞ 지점의 염소이온 평균 농도는 731㎎/L, 황산이온은 1,561㎎/L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이 수치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농업용수 관련 권고 수준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는 이들 물질에 대한 별도의 하천 수질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물론 이러한 조사 결과만으로 실제 농업 피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특정 지점의 농도만으로 방류수의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으며, 하천 유량과 계절적 변화, 주변 오염원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러나 법적 기준이 없거나 피해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제적인 관리의 필요성까지 외면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명확한 기준이 부족한 지금이야말로 행정과 기업이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경기도, 행정지도에서 실질적인 수질 개선으로 나아가야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경기도는 기업에 세 차례 행정지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가.

행정지도는 기업의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행정지도 자체가 방류수 농도를 낮추거나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주는 것은 아니다. 행정지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기업이 어떤 기준을 설정했고, 어떤 저감대책을 마련했으며, 실제로 수질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확인하는 후속 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특히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처럼 국내 하천 수질기준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물질에 대해서는 경기도가 정부의 기준 제정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의 범위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선제적 관리체계를 마련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경기도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기업별 자체 관리기준과 저감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기업이 자체 기준을 마련했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측정 항목과 관리 목표, 개선 일정, 이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의 영업비밀 등 보호가 필요한 정보는 적절히 구분하되, 시민의 환경 안전과 직결되는 수질 정보는 가능한 범위에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두 번째는 방류구에서 하천과 저수지까지 연결하는 광역 수질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방류구의 농도만 측정해서는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방류 전후의 수질을 비교하고, 방류구 인근과 하류 지점, 농업용수로 이용되는 저수지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조사 시기와 지점, 측정 항목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강우와 갈수기 등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도 함께 기록해야 객관적인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안성시민의 민원을 도정 차원에서 다루는 실질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민원이 접수되면 단순히 관계 부서에 전달하거나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경기도와 안성시, 관계 기관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시민의 질문에 답하는 정례적인 소통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수질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에는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고, 우려가 제기된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 결과와 후속 조치를 함께 알려야 한다.

네 번째는 중앙정부의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다. 

경기도는 이미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용인 SK하이닉스 사업장의 염소화합물과 황 및 그 화합물에 대한 허가배출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제는 건의에 머물지 않고 기준 마련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조사 자료와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기도는 산업 육성과 환경 보호를 별개의 정책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으로 용수 사용량과 폐수 방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환경 관리 체계 역시 산업 규모에 걸맞게 강화돼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상되는 위험을 미리 확인하고 줄이는 예방 중심의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안성·이천·용인·평택, 물길을 따라 공동 대응해야

안성시와 이천시, 용인시, 평택시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 방류수가 유입되는 죽당천 등 주변 하천의 수질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조사 결과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용인시는 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과 가동에 앞서 방류수 처리계획과 주변 수계에 대한 환경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안성시는 고삼저수지와 농업용수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구체적인 조사와 검증으로 해소해야 한다. 평택시 역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류수와 서정리천, 평택호로 이어지는 수계의 수질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이들 지자체가 각자 조사하고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기도가 중심이 돼 지자체와 관계 기관, 기업이 참여하는 광역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조사 자료와 분석 결과를 공유해야 한다. 지역마다 조사 기준이 달라 결과를 비교하기 어렵거나, 행정구역의 경계 때문에 관리 책임이 불분명해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특히 안성 고삼저수지처럼 농업용수로 이용되는 수계는 방류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기초 수질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방류가 시작된 뒤 수질 변화가 나타나더라도 비교할 자료가 없다면 원인과 영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전 조사와 지속적인 사후 조사, 독립적인 검증이 함께 이뤄져야 시민의 우려에도 근거를 갖고 답할 수 있다.

기업 역시 행정기관의 요구를 최소한의 의무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자체 관리기준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저감 기술을 적용하고, 개선 결과를 검증받으며, 지역사회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생산능력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책임과 사회적 신뢰에서도 평가받아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약속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결과다

평택시와 삼성전자의 환경현안 간담회, 경기도의 세 차례 행정지도는 반도체 방류수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회의와 권고가 반복되는 동안 시민들의 불안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행정의 신뢰도 높아지기 어렵다.

경기도는 기업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넘어 수질조사와 결과 공개, 저감대책 이행 점검, 중앙정부의 기준 마련 촉구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안성시민의 민원에도 구체적인 조사 일정과 대응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천·용인·평택 등 관련 지역과 함께 수계 전반을 관리하는 광역적 관점도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는 일과 시민의 안전한 물환경을 지키는 일은 서로 대립하는 과제가 아니다.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명한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은 오히려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가능하게 한다.

경기도의 책임은 행정지도 공문을 보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기업의 개선을 확인하고, 정부의 기준 마련을 이끌어내며, 시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수질 정보를 제공할 때 비로소 책임 있는 환경행정이라 할 수 있다.

안성시민의 민원은 외면하거나 달래야 할 목소리가 아니라 행정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알려주는 신호다. 경기도와 각 지자체, 기업이 그 목소리에 실질적인 결과로 답해야 한다. 반도체 강국의 미래는 첨단산업을 얼마나 키우느냐뿐 아니라, 그 성장의 과정에서 지역의 물과 환경을 얼마나 책임 있게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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